발달장애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가 서미화 국회의원께 전하는 편지

맑은센터
2026-09-15
조회수 41

발달장애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가 서미화 국회의원께 전하는 편지

  • 기자명칼럼니스트 원선애
  •  
  • 입력 2026.09.14 17:52
  •  
  • 수정 2026.09.14 17:53


 댓글 0 다른 공유 찾기

 

전자점자 다운로드 바로가기 
본문 글씨 키우기  본문 글씨 줄이기




【에이블뉴스 원선애 칼럼니스트】안녕하십니까. 서미화 의원님.

발달장애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이자 의원님의 평소 의정활동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 한 시민입니다. 에이블뉴스 지면에서 의원님 관련 기사 두 편을 읽고 장애인의 권리를 위해 목소리를 내고 계신 의원님께 몇 가지 부탁 말씀을 드리고 싶어 편지의 형식을 빌려 칼럼을 씁니다.  

발달장애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가 서미화 의원에게 하고 싶은 말(AI 생성 이미지). ©원선애

하나는 국내 정착해 살아가는 이주장애인의 장애인복지제도 접근권에 관한 기사였고, 다른 하나는 발달장애인 부모상담지원서비스의 실제 낮은 이용률에 관한 기사였습니다.

장애와 재난처럼 개인의 힘으로 감당하기 힘든 문제 앞에서 국적 때문에 필요한 지원에서 배제되어서는 안 된다는 원칙과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존엄을 보장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합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의원님께서 이주장애인의 권리를 이야기하시는 모습에 반가움보다 씁쓸함이 앞섰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장애아를 키우는 가족들의 삶은 여전히 버거운데 국회가 누구의 권리를 먼저 살피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의원님께서 발표하신 기사 내용을 보면 2026년 6월 기준 국내 등록 이주장애인이 9703명에 이르렀고, 장애인연금·장애수당·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발달재활서비스 등 주요 장애인복지제도에서 외국인과 재외동포가 대부분 제외되고 있다고 나와 있습니다. 

자료상 2022년 5712명이었던 등록 이주장애인은 2025년 9291명, 2026년 6월 9703명으로 늘었으며 이들 가운데 난민인정자는 113명만이 주요 8개 제도에 접근 가능한 대상으로 한정된다고 설명했습니다.

2022년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는 대한민국에 대해 장애를 가진 이주민과 난민이 사회보장 및 복지 지원에 접근할 수 있도록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라고 권고하고, 장애인활동지원이나 재활서비스 접근에서도 시민권 또는 체류 지위에 따른 장벽을 없애야 한다고 명시했습니다. 의원님께서는 이 문제를 지적하셨습니다.

제가 앞서 쓴 대한민국 장애가족의 삶을 이야기하는 문장에 대한 반박으로 “이주장애인의 권리를 말하는 것이 왜 국내 장애인의 권리를 소홀히 하는 것이냐.”라고 되물으실 수도 있습니다. 저는 이주장애인을 지원하지 말자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누구의 문제를 먼저 들여다보고, 어떤 곳에 예산과 행정력을 투입할 것인지 정책의 우선순위는 국회가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궁금해졌습니다. 

지금 대한민국 장애인 정책에서 정작 이 땅에서 살아가는 장애인과 그 가족의 삶은 몇 순위인지요? 의원님께서는 이주장애인 지원의 필요성을 설명하시면서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의 권고를 강조하셨습니다. 그렇다면 같은 해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가 대한민국의 장애아동과 교육에 대해 지적한 바도 함께 봐주셨으면 합니다. 아마, 평소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여주고 계시기 때문에 알고 계시리라 짐작해봅니다. 

2022년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는 대한민국의 특수교육은 장애의 의학적 특성에 기반한 분리교육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특수학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황과 함께 장애학생을 위한 교원 및 지원인력이 충분하지 않은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동시에 통합교육 정책을 마련하고, 장애학생에게 필요한 개별적 지원과 교육적 조정을 보장하라고 권고했습니다.

교육부는 2026년(기준일 2026년 4월 1일)특수교육통계를 지난 8월 19일 공개했습니다. 의원님의 소관이 교육부가 아니니 교육 문제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말씀하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이 문제는 결국 보건복지의 정책과 분리해서 볼 수 없는 장애아동의 인권 문제입니다. 

오늘 학교에 갈 수 있는가. 갈 학교가 있는가.

아이에게 필요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가. 학교에서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가.

졸업한 뒤에는 어디에서 살아갈 수 있는가.

이 지극히 평범하고 당연한 권리조차 여전히 가족이 걱정해야 합니다.  

두번째는 의원님께서 발표하신 발달장애인 부모상담지원서비스에 관한 기사입니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생성된 바우처는 81억6200만원이었고, 실제 이용액은 50억9900만원. 이용률은 62.1%였습니다. 연도별 이용률도 21년 59.9%, 22년 60.8%, 23년 63.3%, 24년 61.9%, 25년 64.8%로 단 한 번도 65%를 넘지 못했습니다. 

반면 신청자는 21년 710명에서 25년 1258명으로, 선정자는 657명에서 1216명으로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의원님께서는 이 자료를 바탕으로 부모들의 실제 상담시간과 돌봄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이 대목에 깊이 공감하며, 정책의 결과를 살펴봐주시는 세심함에 감사한 마음입니다. 다만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바우처의 37.9%가 실제 이용으로 이어지지 않은 이유는 알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정책이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이용률이 아니라 미사용의 이유입니다.

“왜 이용하지 못했습니까?”이 질문에 대한 답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발달장애 부모에게 상담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발달장애 자녀를 키우는 부모가 얼마나 오랜 시간 돌봄에 매여 있는지, 얼마나 많은 부모가 자신의 노동과 소득을 포기하는지, 아이의 교육과 치료와 돌봄을 찾아 하루를 쪼개 살아가는지는 현재진행형입니다. 말씀하셨듯이 정부가 상담 바우처를 만들어 놓고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지 못한다면, 제도는 존재하지만 권리는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오랜 대기 끝 막상 상담받을 시간과 아이를 맡길 곳이 없다면 결국 이용하지 못한 채로 통계에는 숫자만 남습니다. 

‘실제 이용률 62.1%.’

예산은 편성했고, 사업도 만들고, 대상자도 늘렸고, 바우처도 생성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한 부담은 다시 부모의 몫으로 남습니다. 발달장애인 정책의 상당 부분에서 이런 현실과 제도의 불일치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부모상담사업,활동지원사업, 방과후사업, 발달재활사업(제 아이 나이 기준으로 현재 이용 가능한 서비스만 열거)등 이 그렇습니다. 

서비스가 있다는 것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은 다릅니다. 복지정책은 그 간극을 줄이는 일이어야 하는데 그대로 둔 채 이용률만 통계로 남긴다면, 국가는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 아니라 서비스의 존재를 증명한 것밖에 되지 않습니다. 국회가 물어야 할 것은 단순히“왜 부모들이 상담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했습니까?”에서 나아가 “국가가 정말 부모가 상담을 받을 수 있는 환경까지 책임지고 있습니까?”여야 합니다.

국가가 발달장애 부모에게“많이 힘드시죠. 상담을 받으십시오.”라고 말하기 전에 상담받을 시간과 돌봄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부터 논의되어야 합니다. 부모가 일을 포기하지 않도록, 학교에서 아이가 배제되지 않도록, 아이에게 필요한 치료와 재활을 제때 받을 수 있도록, 방과 후 아이가 적절한 사회성 교육과 직업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성인이 된 뒤에도 부모가 아이의 평생 돌봄을 혼자 떠안지 않도록 준비해두었는지 먼저 살펴야 합니다. 

이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부모가 한강 수온을 검색하고 있을 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상담바우처를 내미는 정책들은 아닌지 묻고 싶습니다.

저는 의원님께서 이주장애인에 대한 정책의 사각지대에 관심을 두는 것과 똑같은 잣대로,국회에서 대한민국의 장애인과 그 가족의 사각지대를 함께 들여다봐 주셨으면 합니다. 더불어 유엔이 권고한 우리나라 특수교육현장에 대해서도 장애인의 인권을 챙긴다는 관점으로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합니다. 

이주장애인의 사회보장 접근권을 이야기할 때, 대한민국 장애인 가족에게 왜 여전히 막대한 돌봄 부담이 남아 있는지도 물어봐 주시기를, 부모상담 바우처 이용률 62.1%를 지적하셨다면, 나머지 37.9%가 왜 사용되지 않았는지 국회가 끝까지 확인해 주시기를, 그리고 그것이 단순히 부모의 개인적 사정 때문인지,아니면 국가가 만든 서비스 전달체계 자체에 문제가 있었던 것인지 살펴주십시오. 그것이 국회와 정부가 내놓은 장애인 정책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정된 국가 예산의 규모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어디에 먼저 배분하느냐의 문제입니다. 2027년 정부 총지출은 820조9천억 원으로 편성됐고, 이중 보건복지부 예산안은 총지출 148조 7,697억 원 규모입니다. 복지부 예산안 속 장애인 관련 일반회계 예산은 6조6,189억입니다.

예산이 늘었다는 발표만으로 장애인의 삶이 나아졌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 보다 중요한 것은 그 예산이 어디에, 어떤 방식으로 쓰여서 실제 현장에서 무엇을 바꾸었느냐입니다. 

의원님께서 말씀하신 이주장애인의 인권은 유엔의 권고라는 분명한 명분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명분을 이야기하는 동시에 한정된 자원을 누구에게, 어떤 순서로, 어떤 방식으로 투입할 것인지 설명하는 것 또한 국회의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에게는 이미 너무 많은 약속이 있었습니다. 돌봄을 국가가 책임지겠다는 약속도 있었고, 교육권을 보장하겠다는 약속도 있었고,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권리를 보장하겠다는 약속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여전히 부모가 학교를 찾아다니고, 서비스를 찾아다니고,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기관에 전화를 걸고, 담당자에게 사정하고, 아이의 미래를 걱정하며 하루를 보냅니다.

그런 부모에게 국가가 관련바우처 예산을 늘렸다는 내용만 보면, 국가는 정말 장애 부모의 마음을 걱정하는 것일까. 아니면 부모가 무너지기 전에 상담 한 번쯤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들어 놓았다는 기록이 필요한 걸까라는 의구심이 듭니다. 서비스가 있다는 것과 그 서비스를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삶은 전혀 다른데 말입니다. 

의원님, 마지막으로 한 말씀 더 드립니다. 지금 이 땅에서 살아가는 장애아동이 학교에서 제대로 교육받고 있는지, 그 아이의 부모가 아이를 돌보기 위해 자신의 삶 전체를 포기하고 있지는 않은지, 9월 10일 발표된‘발달장애인 돌봄 국가책임제’가 실제 발달장애가정의 삶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1년 후 국정감사에서 그 결과를 꼭 살펴봐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국가책임이라고 선언했다면, 그 정책이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는지, 투입된 예산과 정책이 당사자들의 삶에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는지 검증하는 것 또한 제도를 만든 국가의 책임이자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주장애인 9703명의 숫자를 세는 것만큼, 아직 학교를 찾아 헤매는 장애아동의 숫자도 세어주십시오.상담 바우처 81억6200만원의 생성액과 50억9900만원의 이용액을 비교하는 것만큼, 그 차액 뒤에 무엇이 있었는지도 추적해 주십시오. 

오늘도 대한민국에서 장애 아이를 키우며 버티고 있는 저와 같은 부모들은 의원님께서 장애인의 권리를 위해 목소리를 내고 필요한 정책을 만들어가실 때 뒤에서 묵묵히 지켜보고 응원할 것입니다. 부디 그 응원이 실망으로 돌아서지 않도록, 대한민국의 장애인과 그 가족의 삶을 끝까지 살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참고문자료 

  1.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 「대한민국 제2·3차 병합보고서 최종견해」, CRPD/C/KOR/CO/2-3, 2022.10.6.
    • 이주장애인: 제53~54항, 제57~58항 
    • 통합교육: 제49~50항 
    • 장애아동·가족 지원: 제47~48항 
    • 장애인의 자살 및 부모의 자녀 살해 후 자살 사례에 대한 우려: 제21~22항 
  2. 교육부, 「2026년*특수교육통계」, 2026.8.19.
    • 기준일 2026.4.1. 
  3. 보건복지부, 「발달장애인*돌봄 국가책임제 추진방안」, 2026.9.10.
  4.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 공식 원문
    • CRPD/C/KOR/CO/2-3, 2022.10.6.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TOP